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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기
    heretic 2009. 6. 22. 22:37
    2008-03-21

    한동안 비가 와서 시원해지나 싶더니 오늘 다시 찌는 날씨로 되돌아와버렸다.

    이런 날 감기에 걸리니 견디기가 쉽지 않다.

    얼굴은 화끈거리는데다 코는 막혀서 정신까지 멍해졌다.

    바람이라도 시원하게 불어서 열을 식혀주면 좋겠건만....

    대기가 마치 점액질로 이루어진 것 같다.

    모든 것이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차 한대가 쓰윽 쓸고 지나간 자리를 끈끈한 공기가 쿨럭거리며 메워들어간다.

    나는 50여미터를 앞질러 걷고 있었다.

    나는 누구로부터?

    내가 저만큼 가는데 따라잡을 길이 없다.

    따뜻한 젤리가 흐르는 강 속을 헤엄치는 것만 같았다.

    저 멀리 나를 보며

    이것은 정말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아니야!" 라고 외친 순간

    외쳤던 자신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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