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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1오늘도 몸이 나른하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까?
창밖은 눈부셨지만 내 방은 결코 환한 적이 없었다.
방 안에는 커다란 바퀴가 하나 있다.
어디에서 온 것인지 모르지만 그것은 더 이상 돌 수 없었다.
공기는 건조했고 시간은 무한한 것처럼 느껴졌다.
아니, 시간은 아무 의미가 없을 거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내가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다.
멀리 아이들이 노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어느 음성 하나도 뚜렷하지가 않았다.
이곳의 나는 지금은 없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가.
“사람은 어느 순간 기억되었다가 조금씩 잊혀져가는 거야. 난 기억되는 모든 이들 사이에서 살고 있는 거겠지. 그래서 사람은 완전하게 사라질 수 없나봐. 너와 내가 닮았다는 것은 내 삶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뜻이겠지.”
여기 보이는 모든 것들은 처음부터 낡아있었다.
황혼만이 이들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해주었다.
나는 어서 잠들었으면 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