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로
(無時―)【부사】 정한 때가 없이 수시로.
¶ ∼ 내왕하다.
<출처, 민중국어사전>
나훈아의 무시로
한국 음악사에 이만한 곡이 없다고 생각한다.
들을 때마다 남자의 로망이 가슴에 사무쳐 깊이 억눌러온 눈물이 뜨겁게 솟아난다.
동생에게 이 곡을 들려줬더니 한마디 말로 다른 모든 감상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건 트로트가 아니라 느와르야."
그렇다.
보이지 않는가?
트렌치코트를 입은 사내의 모습이. 어두운 거리에 홀로 선 고독이.
시작과 함께 흐르는 단음의 색소폰 선율이 이미 약속된 이별을 외로이 읊조리고,
노래가 끝날 즈음 사뭇 날카로운 기타 솔로로 마무리하며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맞선 그의 비장한 심정을 토해내고있다.
2분 30초의 짧은 러닝타임으로 두시간짜리 영화로도 부족할 감정들을 표현해버린 곡 무시로. 위대한 음악은 그어떤 세월에도 퇴색하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