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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retic 2009. 6. 23. 00:48
     내 꿈은 비가 많이 오는 날 밤에 창을 반쯤 열어놓고 방에 앉아 밤새도록 게임만 하는 것이다. 그러다 졸리면 자고, 또 일어나고.... 비가 많이 왔서 빗방울이 슬레이트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에 금방 깰 지라도 아침에 일어나야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억지로 잠을 청하는 일 만큼은 없었으면 좋겠다. 얽혀사는 것보다 가난한 자유가 그립다. 그립다는 것은 내가 이미 익숙해졌다는 것이고 앞으로 기다릴만큼의 여유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그리움이 이미 잃어버린 것에 대한 향수가 아니기를, 간절히, 정말 간절히, 내일은 조금이라도 실재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생활은 온갖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차있다. 하지만 그 어려움들을 피하고싶어서 더 힘들게 사는 것은 얼마나 허무한 일일까. 누군가를, 무언가를 외면하면서까지 편해진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일까. 태어난 순간부터 버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랑은 위선적이고 증오는 이기적이다. 하지만 망각은 비겁하다. 그래서 가장 소극적이나마 마음먹기를 내버려두되 잊지는 말자고 생각했다. 생각의 가지가 더 작은 가지들을 내며 하나하나가 의미없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 온전한 형태는 더 뚜렷해지고 말것이다. 잊고 잊혀지는 것이 죽음인 이유는 나는 하나의 인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이름지은 적이 없다. 단지 얽힌 많은 것들로 인해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 누구도 진정으로는 죽을 수도, 잊혀질 수도 없다고 생각하기에 외면하거나 회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위선과 이기심에서 벗어날 수는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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