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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혀진 명곡을 찾아서 1 - Planet P Project
    heretic 2009. 6. 23. 01:02

     80년대 노래와 연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스타가 있었으니, 그이름은 바로 전영록. 1976년 '내마음의 풍차'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하였지만 1980년대들어 가수로서 더 큰 성공을 이루었다. '종이학'(1982),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1983)',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1984)', '내사랑 울보(1985)' 등을 비롯한 수많은 히트곡들을 발표했고 영화 '돌아이'의 주인공역으로 액션스타로서도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하였다.

     1987년에는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이젠 자야하나봐'를 히트시키고 그해 가수왕 자리에 올라앉고야만다. 전영록이 다재다능한 천재적 아이돌 스타의 원조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한편 해외여행도 자유롭지 못했던 독재의 날선 통제와 억압도 그의 재능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그 음악성은 저 멀리 캘리포니아에서 시원찮게 시간을 보내던 '토니 커레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한 건반연주자의 음악적 영감을 일깨웠다. 그는 원래 Rainbow라는 밴드의 멤버로 'I won't be home tonight' 등의 곡으로 슬쩍 인기를 얻다가 1984년 발표한 'A fine, fine day'가 'Billboard mainstream rock tracks chart' 1위에, 'Billboard single chart'에는 22위에 오르는 등의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였다고 위키피디아에서는 밝히고있지만 어차피 생방송뮤직뱅크에서는 신경도 안쓰는 듣보잡 차트이니 걍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면 되겠다. 어쨌든 토니 커레이는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싶다며 사실은 개런티를 혼자 다 먹기위해 1983년 'Planet P Project'라는 공상과학소설풍의 프로젝트 밴드를 결성한다. 

    여기서 그는 드디어 전영록의 음악을 향한 자신의 무한한 애정을 드러낸 곡 'Why me'를 내어놓았다. 이곡은 '이제 자야하나봐'를 토니 자신만의 스타일로 번안한 곡으로 뭐 원곡보다는 좀 후지지만 당대 최고 아이돌스타의 음악을 이만큼이나 따라간 것도 참 기특하다 할수 있겠다. 그 자신이 키보

    디스트였던 만큼 프로그레시브락이면서 일렉트로닉 성격이 강한 음악색으로 승부하였는데, 하지만 음악자체와는 대조적으로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을 촌스런 뮤직비디오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원곡의 주인공처럼 10센치 뽕을 어깨에 집어넣고 반짝이 마이를 입어주는 정도의 센스는 있어야 공상과학분위기가 난다 말할 수 있을 터, 플래닛피프로젝트의 음악은 이렇듯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발목을 잡히고말았다.

     듣보잡 얘기는 이정도 하고, 어찌되었건 외국의 아티스트마저 본받을만한 음악성으로 원곡이 나오기 4년도 전에 외국에서 커버곡을 미리 만들게 해버리는 우리의 음악성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후문으로 그당시 충무로에 있는 레코드점에 전영록이 뜨면 한번에 LP판을 수백장씩 사갔다고 한다. 위대한 열정이 그의 위대한 음악을 만든 것이다. 어느 날 자신이 산 수많은 앨범들을 뒤적거리다가 플래닛피프로젝트의 이 노래를 우연히 들었을 때 그 당사자가 느낀 뿌듯함은 어땠을지 감히 상상도 하기힘들다.


    이 글은 공상과학 소설로 사실과는 아무 관계가 없으니 오해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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