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코이카 훈련 후기heretic 2009. 6. 22. 22:15
유네스코 평화센터의 아늑한 숙소 나는 쓸 데없는 일에 관심이 많은 편이어서 수습못할 일을 벌여놓고는 한다. 지적 갈망이라는 좋은 표현을 쓰고싶지만 그다지 어울리는 수사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자신과 관계없는 분야에 대해서는 관심을 안가지는 것이 이롭다. 먹고 사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만 신경쓰는 것도 피곤할 터인데. 이박사가 몽키매직을 부를 때 이렇게 중얼거린다. "여러가지 하네. 한가지라도 잘 할 것이지." 들으면서 뜨끔했다. 그래서 나는 귀중한 시간을 이리저리 낭비하는 것이 아깝다고 느끼고 다른 일에는 관심을 끊고 살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달간의 합숙훈련에서는 정반대의 것들을 배웠다. 나는 이제 어떻게 변화해야만 할까. 훈련기간 하루하루를 돌이켜보면 조금은 답이 나올듯싶다. 첫주는 훈련소..
-
국가고시 후기heretic 2009. 6. 22. 22:12
2005년 1월 14일 드디어 시험이 끝났다. 방학 후 약 한달간의 도서관 생활. 지난 4년간 배운 전공 과목들을 한 순간에 망라하는 벼락치기의 결정판. 호텔에서 5일동안 시험한 단순암기의 한계. 그 모든 것이 끝났다. 이제 합격만 기원할 뿐.... 호텔에서의 5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암기-밥-수면 외에 한 일은 흡연뿐이었던 것 같다. 국가고시는 예상했던 바대로 예과와 본과 합쳐서 6년간 꾸준히 쌓아온 벼락치기 능력을 검정하는 시험이었다. 평소에 얼마나 성실하게 벼락치기를 해왔는지가 당락의 관건인 듯. 시험 마지막 시간에는 이제 끝났구나 하는 생각에 상당히 고무되어있었다. 마지막 과목은 병리학이었다. 우리의 김병리가 이번 출제위원인 관계로 부디 쉽게 나오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러다 시험지를..
-
내과시험 후기heretic 2009. 6. 22. 22:12
2004년 6월 4일 참으로 의미 깊은 시험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교수님의 깊은 뜻도 모르고 학생들은 원망만 하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도다. 교수님은 그 누구도 편애하지 않으셨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나 못하는 학생이나 모두에게 동등하게 답을 찍을 기회를 주셨으니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전인 교육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오늘의 시험을 통해 전해주고자 하셨던 바는, 사람의 태생에는 귀천이 없고 누구나 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순수한 인간애 그 자체가 아닌가!!! 오늘의 시험으로 말미암아 한낮 종이조각에 불과한 시험 점수로는 학생을 평가할 수 없게 되었고, 열심히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출석 본위의 평가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제 깨달아야 한다...
-
가을이를 만나다heretic 2009. 6. 22. 22:11
2005년 2월 27일 아시는가 일명 가을이. 길가는 사람을 붙잡아놓고 우주의 '가을'을 논하는.... 간만에 또 가을이를 만났다. 보통은 기가 맑아보인다는 말로 운을 띄우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 가을이는 특이하게도 내 기가 어두워보인다며 접근했다. 순간 얘가 지금까지 봐온 가을이와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대화에 응했다. 수양을 하며 업을 씻어내는 일에 인생을 올인한 다른 가을이들과 마찬가지로 겉늙어보이는 인상을 가진 여자 가을이였다. 그는 내 기가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보았다며 '밝고 낙관적으로 살아야하지 않겠느냐, 근심없이 행복하게 살아야 좋은거다'라는 말로 내게 슬쩍 떡밥을 던졌다. 이어 옷도 밝은 색으로 입어보고 귀걸이도 검은색 말고 반짝이는 걸로 해보고 이마도 드러내는 등 스타..
-
꿈heretic 2009. 6. 22. 22:10
2004년 12월 9일 때는 어느 화창한 봄.... 이었을 거다. 왜냐하면 나와 내 동기들, 정확히 말하면 우리학년 학생들이 신입생이 되어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꿈이 시작된 장소는 학교 근처였는데 남원 우리동네이기도 했고 전주 동산동이기도 했으며 어느 대도시의 큰길가이기도 했다. 나는 남미와 점심은 뭘 먹을까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막상 점심을 먹으러 가는 중에는 나 혼자였다. 남미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자기는 이미 먹고 수업들으러 가는 중이라고 하길래 할 수 없이 혼자 식당에 갔다. 식당은 그 옛날 고대 이공대 앞에 있던 특라면집 삘의 허름한 분위기였다. 주인은 어느 할아버지와 할머니였다. 마침 류미가 혼자 밥을 먹고 있길래 같이 앉아 식사를 했다. 어느새 류미도 밥을 다 먹고 수업들으러 ..
-
마술 팬티heretic 2009. 6. 22. 22:10
2004년 2월 12일 중 1때쯤 읽었던 SF 단편 소설집. 프레드릭 브라운의 단편 소설을 위주로 모아놓은 책이다. 공상과학 소설이라고 해서 우주전함에서 프로톤 캐논을 쏘고 우주 전투기가 날아다니며 레이져를 난사하는 그런 내용이 아니다. 각 단편들이 모두 기발한 상상력의 집약이다. 가장 짧은 이라는 단편을 소개하자면, " 존스 교수는 오랜 세월 동안 시간 이론의 연구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교수가 딸에게 말했다. "그래서 나는 열쇠가 될 방정식을 발견했단다. 시간은 하나의 '자리'야. 내가 만든 이 기계는 그 자리를 거꾸로 할 수도 있지." 교수는 기계의 버튼을 눌렀다. "이제 시간은 거꾸로 움직일 것이다." "것이다 움직일 거꾸로 시간은 이제." 눌렀다 버튼을 기계의 교수는. "있지 수도 할 거꾸로 ..
-
철완 아톰heretic 2009. 6. 22. 21:57
2004년 2월 5일 오늘 티비를 보다가 아톰을 방영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기억의 자락을 더듬어 올라가다보면 그 정점에 미래소년 코난과 함께 아슬아슬하게 잊혀지지 않고 자리한 만화 아톰. 풍경화의 작은 조각이자 소실점인 바로 그 만화!! 20여년이 지난 오늘 리메이크되어 재방영되고 있는!!!! 20년이 지났다. 아톰도, 코난도, 천년여왕도, 아폴로과자도. 일명 조립식이라 불리우던 수십개의 500원짜리 플라모델 가리안씨리즈도. 맞다!!! 가리안 씨리즈!!! 가리안, 아절트가리안, 아졸바, 프로마시스, 윙갈, 쥬웰, 스쿠츠. 아카데미과학사의 명작들. 건담 씨리즈. 건담, Z건담, ZZ건담, 쟈크, 리가즈이, 핀판넬, 아이자크, 백인대장(백식), 마크3, 사자비. RC카 갤럭시 버기, 런치박스. 별로 좋아하지..